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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이면 좋겠지만, 커다란 흠없이 적당하다면 만족한다. 엘리자베스 엄마 베넷 부인(브렌다 블레신 분)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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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쓰여지고도 200여 년, 영화가 개봉하고도 십수 년의 시간이 흘렀다. 과거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을 생각하지 않거나 늦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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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결혼은 여전히 부모들의 떼창이다. 결혼을 인생의 필수처럼 여기는 사회적인 시선은 약간의 변화를 맞이한 듯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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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사회가 규정한 적령기를 놓친 미혼은 의아하게 여겨진다.엘리자베스가 살던 시대는 결혼 외에 다른 삶을 생각하기 쉽지 않은 때였다.

여자가 분명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도 의외인 시대였다. 영화 <오만과 편견> 속 엘리자베스나 제인처럼 배우자가 될 남자에 대해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진일보한 일이었다.

한계 속에서도 나름의 대안을 찾고, 예상될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를 엘리자베스는 보여준다. 첫눈에 빠지는 흔한 사랑이 아닌, 좋은 사람임을 확신하는 과정을 통해 이해를 바탕으로 한 사랑을 한다. 다아시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에는 그에 대한 확신과 함께 자신에 대한 확신이 뚜렷하다.허나, 끝까지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의 진면목을 보지 못해 그와 결혼하지 못한다 한들 엘리자베스에게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이러저러한 모든 일들을 천리안처럼 꿰고 있는 것이 더 이상하다. 서로 잘 말해 풀면 다행이지만, 오해를 풀지 못하는 일도 적지 않다. 엘리자베스도 제인도 결혼을 하지 못하거나 안 할 수도 있었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거절한 콜린스(톰 홀랜드 분)의 청혼을 수락한 친구 클로디(샤롯 루카스 분)에게 놀란다. 너만이라도 이해해 달라고 말하는 클로디의 태도에는 간절함이 있다. 상대가 어떤 사람이건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클로디의 모습은 혼사가 어그러진 엘리자베스나 제인보다 애처롭다.

그녀가 그런 선택을 하는 이유가 이해가 되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 클로디에겐 엘리자베스가 버린 선택지가 최후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그녀는 노처녀가 되느니 남편이 있는 삶을 택한 것이다. 당시엔 그것이 ‘안정’이었다.

결혼에 대한 많은 시선들은 여전히 오만한 편견에 가득하다. 그중 최고는 밑도 끝도 없는 ‘꼭 해야 한다’가 아닐까 싶다. 지금도 그것은 안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안정된 결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결혼을 한 사람들도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각자의 이유로 불안정하다. 둘이 부러울 것도, 혼자가 부러울 것도 없다. 꼭 하고 싶은데 못한다면 문제가 달라지겠지만,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더 불안해야 할 필요는 그리 없다.